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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우울증을 달고 사는 내가 요즘 느끼는 것들

by Hohuha 2021. 3. 19.

우울증은 감정의 감기라고들 많이 한다.

 

사실 시도 때도 없이 갑자기 밀려오는 무기력함과 우울함이 너무 벅차 누워만 있었던 시간이 대학시절에만 얼추 2년 정도는 될 것 같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는, 아무리 우울하고 힘이 없어도 출근하지 않으면 월급이 없고, 월급이 없으면 당장 밥을 굶어야 한다는 상황이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워 회사로 나를 이끈다.

 

미천한 몸뚱아리 하나밖에 없는 내 인생에서는 앞으로 부모님의 지원은 없을 것이고, 결혼을 꿈꿀 정도의 환경과 바탕이 언제나 갖춰지려는 지도 막막하다.

 

사실,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어도 괜찮다.

남들이 손가락질 하고, 의미 없는 인생을 산다. 젊은 놈이 패기가 없다 같은 나쁜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발악할 뿐이다.

 

정보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비교대상이 내 옆에 친구가 아니라 바다 건너 엄청난 재능을 물려받거나, 자산을 물려받거나, 운이 좋거나, 생명을 다해 노력을 쏟아부었던 사람들이 되어버렸고,

 

그런 사람들과 내 현재를 두고 비교하다 보면 더욱더 미천하고 쓸데없는 인생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요즘은 조금 바뀌어, 뭐 어때 대충살아 죽기야 하겠어. 하루 한 끼 먹으나 세끼 먹으나 얼추 사는 건 뭐 비슷하겠지. 망해도 뭐 죽기야 하겠어 욕이나 좀 먹지 따위의 굳은살이 마음에 박였다.

 

어찌 보면 전보다 더 둔감해지고 무감각해진 것이지만, 이를 기회삼아 또 용기를 내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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